하늘아 하늘아..
왜 세상은 이렇게 밖에 말하지 않는가?
주검으로 남은 그 사람은 이렇게 한 줄의 기사로 남으면 안된다.
곁에서 지켜보며 나눌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이제 겨우 마음이 움틀려고 했는데 그 사람은 세상을 등졌다.
하늘이 원망스러워 한 참을 헤메인 그 이튿날.
2동 3층 베란다에서 자하연 연못을 보고 서쪽 산너머 노을을 보았다.
그리고 나를 버린 사람을 생각했다.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송구스러웠지만 벌써 지난 일이다.
미안하다는 말도 말자. 그뿐인 과거로 남는다.
목을 맨.. 고백도 못한.. 이런 맺지 못하는 말들이 내 마음에 떠돌고
하늘아.. 하늘아.. 울고 싶어도 이젠 그 또한 자격이 없다.
예의를 모르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내 낢은 삶에 당신의 사랑은 나의 사랑은 이제 어느 허공을 떠돌 것인가.
여기까지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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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또 기숙사서 목숨 끊어
졸업을 앞둔 서울대 인문대 학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13일 오후 2시40분께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 기숙사(관악사) 1층 샤워실에서 이 대학 인문대 4학년생 A(23ㆍ여)씨가 노끈 등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기숙사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달 9일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에서 또 다른 서울대 인문대 4학년생이 옥상에서 몸을 던져 숨진 지 약 1개월만이다.
작년 10월에도 서울대 기숙사 샤워실에서 법대 2학년생이 미니 홈페이지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채 목을 맨 적이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현장에는 '가족과 남자친구 등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죄송하다. 작은 일들과 실수에도 괴롭고 고통스러워서 살아갈 자신이 없다'고 적힌 유서가 있었다.
경찰은 시신에 눈에 띄는 외상이 없고 발견된 곳이 방이 아니라 기숙사생들이 함께 사용하는 샤워실인 점으로 미뤄 A씨가 발견되기 몇 시간 전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는 교내 학생상담을 맡고 있는 대학생활문화원에서 상담을 받으며 우울증 등을 호소했다는 남자친구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 때문에 A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지방에 거주하는 A씨 유족과 남자친구 등 주위 인물들을 불러 정확한 자살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자살을 비롯한 학생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학교 차원의 대책을 마련키 위해 학생 담당 부학장들이 모여 회의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