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자-시인 박팔양 리뷰
박팔양(1905~1988)
여수, 김려수, 려수산인, 김니콜라이, 박승만
1920년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23년 경성법학전문학교를 졸업하였다. 1921년 1월에 결성된 좌익계열 ‘서울청년회의’에 가입. 경성법학전문학교 재학 시절 정지용(鄭芝容)ㆍ박제찬`김화산 등과 함께 동인지 『요람(搖籃)』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요람?7호에 <푸로레타리아 문예 특집>을 제작 경무국에 압수. 박팔양과 정지용/김화산. 정지용의 영향=도회적 모더니즘 기법과 창작관, 세련된 언어 감각과 표현 기교 영향. 아나키스트 김화산의 영향=다다이즘적인 시 「윤전기와 사층집」(조선문단, 1927.01) 창작.
19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신의 주(酒)」가 당선되었으며,
1924년 4월 경성법전 졸업 후 1925년 6월까지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로 근무.
1925.08.23 카프 가입. 1925년 서울청년회 일원으로 카프 가담. 1930년 직후 탈퇴.
1934.06 ‘구인회’ 가입. 1936년 탈퇴.
1937년 만선일보 입사. 만선일보 기자를 역임하였고,
광복 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 1946년 월북 후 『박팔양시선집』(1946)과 서사시 『황해의 노래』(1958), 『눈보라 만리』(1961) 등을 간행하였다. 1966년 반당종파분자로 숙청된 후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40년 발간된 시집 『여수시초(麗水詩抄)』에는 총 4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의 신경향파적 면모를 보이는 시들과 후기의 도회의 정조를 표현한 시, 사랑과 청춘에 관한 연애시로 분류된다. 경향파적인 시에서 현실은 가난이나 도시 문명이 빚어낸 신음 소리 들리는 어두운 것이다.
시인은 어두운 조선의 현실 앞에 무기력한 지식인으로서의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 1927년 계급문학운동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그의 시들은 도시문명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간다. 도회의 일상성과 권태, 우울, 개인의 병적 의식들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은 의식은 고향 상실과 표박의 정신이라는 두 축 위에 놓여 있다. 박팔양은 도시적 병리 현상에 대한 반대항으로 자연을 설정하고 있다. 자연은 ‘목숨’을 소유하기도 하고, 위무를 주는 어머니의 품안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또한 「여름밤 하늘 우에」ㆍ「내가 흙을」ㆍ「소복 입은 손이 오다」 등의 일련의 작품들에서는 자연 속의 신비한 힘에 대한 외경이 나타나 있다.
“박팔양은 도시 풍경의 객관적 관찰과 기록뿐만 아니라, 도시적 삶의 본질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전위주의 예술가나 카프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다다이즘적 경향의 시나 계습의식에 바탕을 둔 경향시를 창작하기도 했는데, 이런 시적 변모는 문화적 조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신문기자의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그의 신문기자로서의 감각은 새로운 시대 이념을 통해 도시의 풍경을 조망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전망을 노래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공장」(1926.10), 「데모」(1928.07), 「태양을 등진 거리에서」, 「인천항」 등의 일련의 경향시나 「윤전기와 사층집」(1927.02)과 같은 다다이즘 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박팔양은 신문기자 혹은 편집자의 중립적 시선을 유보하고 예술적`이념적 전위의 눈을 가지고 식민지적 근대성을 비판하였다.”(남기혁, <1920년대 시에 나타난 도시체험-도시풍경과 이념적 시선, 미디어의 문제를 중심으로>, ?겨레어문학?42, 겨러어문학회, 2009.06, pp. 237~238)
<도회정조>(신여성, 1926.11)
= 식민지 근대 도시 서울에 대한 냉소적 태도.
“신문기자의 감각을 발휘하여 마치 현장의 리포터처럼 도시의 기하학적인 건축물들을 묘사한다. 그리고 이것이 식민제국의 도시재정비 사업, 더 나아가 식민 권력의 감시하는 시선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참고: 도시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들의 시선은 현대적 미이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사진, 영화, 신문, 잡지 등의 대중매체나 책과 화보 같은 인쇄매체 등에 포착된 도시풍경은 시적 주체의 시선에 포착된 도시풍경과 겹친다. 근대적 미디어가 풍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탄생시킨 것이다. 미디어가 ‘재현한 풍경’을 통해 풍경을 간접적으로 소비하게 된다. 도시의 실제적인 풍경 이전에 미디어를 통해 도시 풍경을 보고, 이를 도시의 실제 풍경과 구경거리를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소비하는 것이다.(232-233)
다다이즘 경향의 시
<도회정조>(1926.11),
<윤전기와 사층집>(조선문단, 1927.01)
<최초의 은인>(조선지광>(192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