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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토막-철거 관련 문학작품-시
딜쿠샤
2015. 1. 7. 13:24
신옥, <土幕을 허무는 마음>, ?동광? 제36호, 1932년 08월01일, 91면.
土幕을 허무는 마음
신옥
하늘, 하늘 봄바람엔 벗꽃만 피고지고
반유빛 하늘엔 태양의 여신이 춤만 추는데
나는 할 일 없시 나의 한간집 토막을 허무노라.
공장에서 주어온 녹쓰른 함석과
뒤산에서 얻어온 익기ㅅ돌은 풀은 돌 몇 개에
건넌집 영감이 준 불탄 기둥 넷으로
제집는 새끼뿜어
점심도 굶어가며
늙은 어머니 사랑하는 안해 나 어린 딸
모다모다 피흘려지은 이 알뜰한 집을
짝 잃은 가마귀 까욱까욱 서산에 날제<90>
오날도 이하로 모순된 세상을 저주하며
녹쓰른 구리독를 힘잇게 들어 이 집을 허무노라네.
늙은 어머니 사랑하는 안해 철모르는 어린 딸
그래도 그래도 제 보금짜리 떠나기 싫어
쓰러진 토막의 폐허 우에 눈물만 흘라나니
아! 문허질 듯 뷔인 가슴에는
저녁에 찬 바람만 쌀쌀 하고나
서천에 해는 지고 창공엔 별 쪼차 없는 이
아득한 밤에
가기는 아데를 가노
토막쪼차 헐어버린 이 신세에.
그러나 그러나 나는 울지를 안는다
어리석은 사람들아 나의 토막만이 헐릴줄 아느냐!
토막을 헐어버린 채 죽어넘어질 줄만 아느냐!
아니다 아니다.
이 미칠 뜻 울분한 마음엔
하늘을 문허치고 땅을 깨트리고야 말리
토막을 헐고 쫓기는 사람들아 모혀라 이곳으로
활쭐을 힘잇게 단겨 태양을 쏘아 떠러트려라
그러면 하늘에도 땅에도 류황불이 활활 홍수가 되려니
시컴한 하늘아! 썩어가는 땅아
그래 네 운명이 길 줄 알엇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