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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야 <세로> 리뷰

딜쿠샤 2013. 2. 17. 21:56

한설야 <세로>(춘추, 1941.04)

 

 <작품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가진 신문기자 형식이 신문사로부터 해직 사령 편지를 받은 것으로 시작하여 해직 사령을 받기까지 신문사 내 갈등상을 소상하게 그리고, 형식의 가족이 시골로 떠나가며 인왕산 밑 가난한 동네의 인심을 잊지 못하고 전차에서 동료 B의 외면을 목격하고 "알 수 없는 강심과 희망이 유연히 몸속에서 솟는 것을 느꼈다."로 끝나나는 소설.

 미천한 사람으로 오십이 넘어 치부라여 신문사를 인수한 사장은 신문사 인수에 앞장섰던 전 편집국장 H파를 제거하기 위해 총무국 차석 M의 일파를 이용한다. M의 소개로 들어온 사원들은 "거개다 무슨 단체니 콩밥이니 하는 맛들을 겪어본 기꼴 있는체 하는 위인들"이었다. 사장은 외부에서 영입한 A에게 부사장과 편집국장을 주고 H는 전무로 앉혔다. A는 자타가 공인하는 조선 제일의 실력자로, M파는 A파를 경계의 눈초리로 보았다. 설날 회식 자리에서 M의 부하인 R이 술에 취해 H에게 신문을 몇 사람의 사교 기관이나 친목회 같은 데 넘겨야 옳으냐고 따진다. 이것 때문에 R은 편집부장이 된다. 사장은 대신 M을 A파가 장악한 영업국 차석으로 좌천시킨다.

 신문사 내분과 장래 불안의 주원인으로 찍혀 은근히 퇴진을 종용받은 H의 송별회가 있는 날 또 깐족거리는 R을 형식이 빰을 갈리는 일이 터진다. H는 송별사에서 평생을 공정하게 일해온 A씨와 잘 협조해서 일하고 부질없는 당파성이니 종파성이니 하는 것은 바리라고 부탁한다. 이 소설은 인물들 사이의 갈등 관계를 복잡하게 설정한 만큼의 이야기의 의미를 던져주고 있지 못하다.>

                       * 조남현, {한국현대소설사2}, 문학과지성사, 2012. pp. 618~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