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문학을 다시 읽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손유경 선생의 연구논문에서 송영 작품의 경우를 다룬 내용에서 몇 자 기록해둔다.
손유경, 삐라와 연애편지-일제 하 노동자소설에 나타난 노동조합의 의미, <현대문학의 연구>43
1) 빈민 구제-->노동자 공제-->노동조합의 파업의 맥락에서 노동자소설 다시 읽기
2) 노동조합의 반체제적 성격과 체제유지-보완적 성격을 동시에 고려한 읽기
3) 송영, 한설야, 이기영의 소설에서 노동자형 인물은 지식인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저마다의 '생활'을 개척하고 '혁명'을 꿈꾸었던 다채로운 양상을 보임. '투사', '개량주의자'로만 명명할 수 없는 다양한 새깔의 노동자 인물에 주목
4) 자본과 싸우지 않는 노동조합: '생활'의 전망과 그 명암 - 송영
떠난 자와 남은 자들이 서로 교감하고 지지하는 방식. '우리들의 사랑은 부르주아 연애와 다르다'는 자각과 자부심 모색
혁명을 위해 사랑을 포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의 길에서 부르주아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혁명하는 노동자의 길을 보여줌.
<주인공들의 '생활'은 이념적 지식인의 황폐한 내면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자각한 노동자들의 생생한 고민과 희망을 담은 산 현장으로 부조된다. 이 '생활'은 기왕의 프로문학 연구에 등장하는 '생활'이라는 용어와 사뭇 다른 의미를 실어 나르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 '생활'이란 말은 혁명(운동)에 투신한 지식인 남성에 의해 '버려진 자들의 공간'을 뜻하거나, 혁명(운동)을 포기한 전향 지식인인들이 어쩔 수 없이 돌아오게 되는 '굴욕적 공간'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송영의 노동자들은 생활(아내)을 버리지 않고도 혁명하는 방법을 찾고자 분투하며 설령 운동에서 패배할지라도 철저히 패배자의 심리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는 남성 주인공이 스스로를 영웅으로 자처하지 않을 때, 그리고 아내와 가족들이 이들의 착종된 내면을 읽어줄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노동자의 '생활'을 밀도 있게 묘사하고 그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되 그것을 자생적 노동조합의 결성 과정 속에서 그려내는 것, 이것이 송영 노동자 소설의 문학사적 의의일 것이다.>(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