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생각하기

새로운 소설구조의 예술적 특성 연구-바흐찐

딜쿠샤 2012. 3. 4. 10:59

"극히 최근까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비평은 그의 주인공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사상적으로 반향시켰으므로 작가의 새로운 소설구조의 예술적 특성들을 객관적을로 파악할 수 없었다. 더우기 다성악적 세계로 그와 같이 사상적으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비평문학은 인습적 유형에 의해 세계를 독백화시키는 것, 즉 본질적으로 새로운 예술적 의도의 작품을 낡고 재래적인 시점에서 파악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도를 찾지 못했다."

 M.바흐찐, 김근식 역, <도스토예스프키 시학>, 정음사, 1988. p. 14.

 

 바흐찐이 도스토예프스키 시학의 서문에 쓴 이 문장을 나는 이렇게 바꾸어본다.

 "그간의 한국근대소설에 대한 연구는 작가의 주인공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사상적으로 반향시키는 바람에 작가의 새로운 소설 구조의 예술적 특성들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소설은 현실을 반영한다,식의 단세포적 반영론을 극복할 것.

 소설을 작가의 현실 비판의식의 산물이라는 식의 단순한 반영론도 극복할 것.

 그렇다고 바흐찐의 이 문장을 소설의 형식주의적 미학에 대한 탐구의 필요쯤으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가의 사상은 소설형식의 결과여야 한다. "새로운 소설구조의 예술적 특성", 즉 미학적 성과를 괄호치면서 현실 비판의식(사상)에만 방점을 찍는 분석과 해석은 낡은 방법이다.

 내가 고민하는 한국근대소설의 형성과정에서의 작가의 기자체험이라는 특수한 경험 역시 지사연하는 문사의 모습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고민의 결과 탄생한 소설의 미학적 성과를 밝히는 것이다. 그 미학적 성과는 '새로운 소설 구조의 예술적 특징'에 방점이 놓여야 한다. 전대의 작가들과 다른 1920년대 전반기, 중반을 넘어서면서의 성과, 1930년대의 변화. 이러한 시대의와 세대의 변화에 따른 '소설의 서사형식과 미학'을 밝히는 것.

 바흐찐의 고민을 우리 근대의 문학사를 설명하는 데 끌고 들어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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